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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정육점

  • 저자

    스카이마린

  • 출간일
    2024년 05월 01일
  • 사양
    140*210*22mm
  • 쪽수
    1권 : 452쪽
    2권 : 420쪽
  • ISBN
    1권 : 979-11-983704-3-3 (04810)
    2권 : 979-11-983704-4-0 (04810)
  • 정가
    각권 16,500원
  • 구매처

책소개

이상한 나라의 정육점
쌍따옴표

밤을 흐르는 개구리울음과 버림받은 버드나무 밑에서 호수를 떠도는 공허한 육체는 더할 수 없이 절망적이지만,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뜬 눈과 호흡을 잃고 벌어진 입, 두 팔을 벌린 채 하늘을 향해 반듯이 누운 몸짓의 여자를 향해 제발 체념하지 말아 달라며 어른스럽게 어르고 달래면서도 그녀가 손에 쥔 꽃다발을 뺏어버리고 감질나게 괴롭히고 싶은 양가적이고 가학적인 취미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그런 장난도 금물이다.

-본문 중에서-

쌍따옴표

스카이마린의 미스터리 시리즈 8 두 번째 이야기<이상한 나라의 정육점> 1, 2가 2024년 5월 1일 출간되었다. 데뷔작 <원룸>에서 원자와 양자의 세상을 현실적이며 대담한 미스터리로 풀어내어 모든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 저자는,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영감을 받은 미스터리 시리즈 8의 두 번째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정육점>을 통해 미친 상상력과 깊이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선사한다.

책의 첫 장에 나오는 “장(, Field)과 쌍(, Twin)“을 알아보면, 공간상의 지점마다 다른 값을 갖는 물리량, 즉 공간상의 모든 점에서 정의되는 물리량을 장(, Field)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추운 겨울날 외출에서 돌아와 보일러를 켜면, 각 방이나 거실마다 온도가 다르게 올라가고 시간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입자와 반입자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전자기장이나 다른 물리적인 장의 양자 형태로 변화하며, 반대로 물리적인 장과 입자가 상호 작용하면 입자와 반입자가 동시에 쌍으로 생성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쌍생성이라고 한다. 또한 입자와 반입자가 충돌하여 에너지 또는 빛으로 바뀌는 현상을 쌍소멸이라고 한다. 쌍소멸이 일어날 때의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폭탄을 제조한다면 수소폭탄 1,000배의 위력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1889년에 완성한 빈센트 반 고흐작 [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 속에 들어와 버린 것처럼, 오늘 아침의 내 동네 풍경은 그 남자, 고흐가 사랑했던 도시 ‘아를’과 닮아 있었다.”

– 1권 본문 중에서

석사 과정 중인 현호는 논문 연구 주제인 CSF(Classical Swine Fever) 바이러스에 감염된 표본의 RNA 염기서열 분석 및 항바이러스제 약물 개발 중, 지도 교수님이 시키는 잡무와 뒤치다꺼리로 지옥 같은 연구실 생활을 하고 있다. 지옥 길이 열렸던 스승의 날을 만회하기 위해 선물을 준비해서 택배를 보낸다. 현호가 특수 정립형 형광 현미경으로 시료를 확인하는 순간, 들뜬 마음에 택배를 받은 설황민 교수가 상자를 개봉하자 꽝 하는 굉음과 함께 뭔가가 폭발한다. 저녁 시간 현호는 이상한 나라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전제군주제를 채택, 아름답고 잔혹한 여왕이 다스리는 한국이라는 곳에.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일부이처제’ 칙령이 발표되고, 매주 지정되는 대상자는 마감 시간 안에 일부이처 혼인 신고를 하지 않으면, 경찰에 체포되어 식육 가공 공장에서 햄이나 소시지로 다시 태어난다는 시행령이 잇따른다. 운나쁘게 대상자가 된 현호는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고 탈락자가 되는데…

현호가 다시 말했다.
“넌 이해가 안 되겠지만 여긴 내가 살던 곳이 아니야. 전혀 다른 세상이야. 그러니까,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도 맞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대로이긴 한데…설명은 안 되지만 단 몇 시간 만에 모든 게 바뀌어버렸어.”
“….”
“그래서 난 여기가 내 꿈속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생생히 느껴지는 현실감 때문에 혼란스러웠어. 그러다가 무조건 혼인 신고부터 해야겠다는 판단이 섰어. 꿈이든 가상 현실 속 세상이든, 일단 살 수 있는 길은 뚫어놔야 한다고 말이야.”

– 1권 본문 중에서

꿈인가? 가상현실인가? 평행우주? 다중우주? 나는 그대로인데, 모든 것이 변해버린 세상에 떨어진다면? 낯설지 않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주변 세계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이 과연 얼마나 확실한 것인지 현실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양자역학과 다중우주의 개념을 쉽게 설명하면서도, 이를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녹여낸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현실이 어쩌면 하나의 꿈이나 가상현실, 혹은 무수히 많은 우주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는 더 워쇼스키스의 매트릭스 트릴로지,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이나 브라이언 그린의 멀티 유니버스에서 볼 수 있는 주제와 맥을 같이한다.

그 아둔한 머리로는 감히 상상도 못 할 것이다.
나와 내 국가와 내 국민의 존속에 얽힌 거대한 비밀을 말이다.
그리고, 그 비밀의 문을 먼지처럼 소거해 버릴 힘을 가진 것이 소문식이며, 반대로 영원토록 존재할 불멸의 세상을 선물해 줄 사람이 바로 ‘신성한 차현호’라는 것을.
이 세상은 네 고리타분한 머릿속처럼 행과 열의 교차점으로 나뉜 셀이 아니야, 총리.

– 2권 본문 중에서

1865년 출간한 영국의 작가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서 모자 장수는 일반적으로 광기와 정신 질환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그의 끊임없는 서두름과 시간에 대한 집착은 현대 사회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반영하고 앨리스의 불안정한 정체성과 혼란스러운 감정을 상징한다. 이상한 나라에서는 전통적인 시간의 흐름이 의미를 잃고,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며 변덕스럽다. 모자 장수는 6시로 고정된 시계를 보며 항상 그 시간에 차를 마신다. 이는 현실 세계의 시간과 규칙에 대한 풍자로 억압된 감정과 규범에 대한 반항과 시간의 상대성과 불확실성을 나타낸다. 시간이 개인의 경험과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현실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세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별도 시간’의 개념은, 독립적이고 자체적인 시간선時間線을 가진 다차원 우주에서는 직장인이 점심을 먹고 난 후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현실에는, 눈을 약간 돌린다든가 한 발짝 간격으로 바뀌는 여분의 차원이 상당량 존재하고 있다. 제각기 다른 물리적 조건과 초기조건, 시간 척도를 가지고 상호 작용하며 중첩하는 26차원의 시공간을, 3차원 공간과 육체적 한계에 갇힌 인간이 느끼지 못하는 것뿐.

– 2권 본문 중에서

난 괜찮다며 큰소리치는 비안이지만, 현호가 떠나면 아이와 자신만이 이 세상에 남겨져 고립될 것을 두려워 한다. 고립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두려움 중 하나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타인과의 연결과 소속감을 필요로 하며, 고립은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를 좌절시키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립은 단순히 외로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회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의미를 찾는 과정임을 의미한다. 이 두려움은 단순히 육체적인 고립을 넘어, 인간 본질적인 소속감과 연결의 필요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이끌어내어 현대 사회의 고립된 개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존재 자체의 의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줄구분

스카이마린의 이야기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한다. 각 인물의 대화와 행동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성격이 작품 속 인물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로 인해 이야기에 현실감을 높여준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 스쳐 지나가는 뉴스 기사 하나하나 허투루 쓰이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상상조차 힘든 사건들이 아무렇지 않게 터지면서 이야기는 끊임없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마치 이 모든 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듯이. 극한의 상황에 몰린 인간들이 펼치는 음모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탐욕, 생존을 위한 거짓과 진실의 줄타기,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빠져 배신과 복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의 행동은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듯, 손에 잡힐 듯한 간결하고 세밀한 문장들이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이끌어가며, 독자는 무의식 중에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자신을 투영하며 깊은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 소개

미스터리 시리즈 8의 첫 번째 이야기 <원룸>과 두 번째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정육점> 완결 후, 세 번째 이야기 <샴>(가제)을 집필 중이다.